중국의 일대일로, 글로벌 경제 패권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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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정치

중국의 일대일로, 글로벌 경제 패권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

by 레이진 2024. 10.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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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시진핑 주석이 처음 제안한 '일대일로' 정책이 1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육상과 해상을 아우르는 이 거대한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는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위한 야심찬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참여국들의 경제적 종속 문제와 미국의 견제 등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기도 합니다. 오늘은 일대일로의 성과와 한계, 그리고 향후 전망에 대해 심층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 중국의 새로운 '경제 영토'로

일대일로 정책의 가장 큰 수혜 지역은 단연 아프리카와 중앙아시아입니다. 중국은 이 지역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 도로, 철도, 항만 등 기반 시설을 확충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 10년간 중국과 이 지역 국가들 간의 교역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는 괄목할 만합니다. 2022년 기준 중국은 아프리카 최대 교역국이자 투자국으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와 지부티를 잇는 718km 길이의 전기철도는 중국의 투자로 완공된 대표적 프로젝트입니다.

중앙아시아 역시 중국의 주요 투자 대상입니다.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구소련 국가들은 중국의 자본과 기술을 활용해 노후화된 인프라를 개선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50억 위안(약 9300억 원) 규모의 우즈베키스탄 일대일로 사업 MOU가 체결되기도 했죠.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충돌하는 일대일로

중국의 일대일로 확장은 필연적으로 미국과의 갈등을 야기했습니다. 미국은 이를 견제하기 위해 '인도-태평양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는 인도, 일본, 호주 등 역내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강화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려는 시도입니다.

 

특히 남중국해와 인도양에서 양국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진주목걸이 전략'을 통해 이 지역 항구들을 연결하려 하지만, 미국은 이를 자국 해양 패권에 대한 도전으로 인식하고 있죠.

 

최근에는 바이든 행정부가 '미국판 일대일로'를 추진하며 중국과의 경쟁을 본격화했습니다. 인도와 중동, 유럽을 잇는 철도·항만 건설 계획을 발표한 것이죠6. 이는 중국의 일대일로에 대한 직접적인 대응으로 볼 수 있습니다.

 

'채무의 함정'에 빠진 참여국들

일대일로의 그림자도 점점 짙어지고 있습니다. 많은 참여국들이 중국에 대한 과도한 채무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른바 '채무의 함정' 논란이죠.

 

AP통신에 따르면 잠비아, 스리랑카, 우간다 등 12개 빈국의 외채 중 50% 이상이 중국 채무입니다. 이들 국가는 정부 세수의 3분의 1 이상을 중국에 대한 부채 상환에 쓰고 있다고 합니다.

 

에티오피아의 사례는 이러한 문제를 잘 보여줍니다. 앞서 언급한 아디스아바바-지부티 철도는 완공 후 이용률이 극히 저조해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에티오피아는 이 사업으로 인해 중국에 40억 달러(약 4조 4,600억 원)의 빚을 지게 되었죠.

 

일대일로의 미래, '디지털 실크로드'에 달렸다

중국은 이러한 비판을 의식한 듯 최근 일대일로의 방향을 '디지털 실크로드' 구축으로 선회하고 있습니다. 5G 네트워크,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죠.

 

2022년 기준 중국은 17개 국가와 디지털 실크로드 협력 양해각서를, 30개 국가와는 전자상거래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했습니다. 이미 1만1000건이 넘는 중국 디지털 통신특허기술이 일대일로 참여국에 접목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협력을 넘어 글로벌 디지털 표준 경쟁의 성격을 띱니다. 중국은 자국의 기술 표준을 일대일로 참여국에 광범위하게 적용함으로써 미국 주도의 기존 질서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죠.

 

나가며: 협력과 견제 사이에서

일대일로 정책 10년, 중국의 글로벌 영향력은 분명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참여국들의 경제적 종속 심화, 미국과의 갈등 고조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향후 일대일로의 성패는 이러한 부작용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입니다. 특히 '채무의 함정' 논란을 해소하고 참여국들과의 상생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과의 관계 설정도 중요합니다. 과도한 대립은 양측 모두에게 득이 되지 않습니다. 경쟁과 협력의 균형을 찾아가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일대일로는 21세기 새로운 글로벌 질서를 만들어가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우리나라 역시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예의주시하며 전략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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